이름과 특징
운향과의 낙엽관목에 속하는 탱자나무는 높이 3m까지 자라며 가지에 가시가 많아서 조경수로서는 적합하지 않으나 생울타리 용도로는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생울타리로 심을 때는 간격을 30cm 정도로 하여 적당히 가지치기를 해서 치밀하게 성장합니다.
잎은 어긋나게 나고 가장자리에 톱니 모양이 있고 꽃은 5~6월에 피고 흰색의 우아한 꽃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열매는 둥글고 표면에 잔털이 있으며, 향기가 좋으며 가을에 노랗게 익습니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말려서 약재로 사용합니다.
내한성이 강해서 강원도 중부 내륙지방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고 물이 잘 빠지는 비옥한 곳을 좋아합니다.
번식은 실생법으로 하는데 종자를 가을에 채취하여 젖은 모래에 묻어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합니다. 종자 저장을 할때는 씨앗이 마르지 않게 주의합니다.
탱자나무 이야기
옛날에 자식 다섯을 데리고 과부가 살았습니다. 남편이 남기고 간 것이라고는 가난한 살림살이와 혼자의 힘으로 아무리 뼈가 휘도록 일을 해도 자식들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몇 년을 고생하면서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던 과부는 더는 견디질 못하고 병이 들어 눕고 말았습니다. 그대로 굶어 죽게 된 형편이었습니다. 그 소문이 나자 하루는 어떤 노파가 찾아왔습니다. 산 너머 부잣집에 큰딸을 소실로 보내면 논 닷 마지기를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큰딸은 열다섯 살이었는데 과부 어미는 딸에게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어서 노파가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노파의 말을 들은 처녀는 밤새 고민하던 끝에 그리 하겠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런데 노파한테 내세운 조건이 있었습니다. 닷 마지기의 논 대신 그 값에 해당하는 쌀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도 어려울 것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처녀는 쌀을 받은 날 집을 떠나 늙은 부자와 첫날밤을 지냅니다. 다음날 저녁 처녀는 뒤뜰 감나무에 목을 매고 말았습니다. 늙은 부자는 처녀의 죽음을 안쓰러워하기는커녕 속았다고 펄펄 뛰며 당장 쌀가마를 찾아오라고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하인들이 부랴부랴 처녀의 집으로 갔으나 식구들은 간 곳이 없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늙은 부자는 더욱 화가 나서 처녀의 시체를 묻지 말고 산골짜기에 내다 버리라고 명령했습니다. 저런 못된 것은 여우나 늑대한테 뜯어먹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녀의 시체는 정말 내다 버려졌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헤치며 처녀의 시체를 업고 가는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그건 처녀와 남몰래 사랑을 나누어왔던 사내였습니다. 사내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평장(平葬)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 봄에 그 자리에서 연초록 싹이 터올라왔고 그 싹은 차츰 자라면서 몸에 가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사내는 그때서야 그것이 애인의 한스런 혼백이 가시 돋친 나무로 변한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도 자기 몸을 범하지 못하게 하려고 온몸에 가시를 달고 환생한 애인의 정절에 감복한 사내는 평생을 혼자 살며 그 한을 풀어주기 위해 산지사방에 나무 심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출처 조정래, 《태백산맥 1》((주)해냄출판사, 1996), 179-180쪽.